'크림빵' 간식 때문에…현대차 울산공장 발칵 뒤집힌 사연 [김일규의 네 바퀴]

입력 2021-09-25 14:18   수정 2021-09-26 19:41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 16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간식 담당 부서에 비상이 걸렸다. 잔업하는 일부 직원들에게 간식으로 제공하던 파리바게뜨 후레쉬크림빵이 제때 배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담당 부서는 간식 지급을 일방적으로 중지할 수 없었던 탓에 부랴부랴 대체품 마련에 나섰다. 급히 구한 것은 오리온 다이제샌드. 이날 일부 생산직 사이에선 ‘왜 갑자기 빵 대신 샌드를 먹으라는 것이냐’며 불만이 나오기도 했다.

울산공장에 후레쉬크림빵 공급이 끊긴 것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산하 화물연대의 파업 때문이다. 현대차에 납품되는 파리바게트 제품은 대구 지역 공장에서 생산, 이동되는데 대구 등 전국 SPC그룹 11개 물류센터 관련 화물연대 노조원 200여 명이 운송 거부에 동참하면서 제때 납품되지 않았다.

추석 연휴가 지나고도 상황은 그대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속한 금속노조 역시 민주노총 산하인데, 형제들이 파업하는 탓에 예상치 못한 불똥을 맞아 당황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화물연대와 SPC의 갈등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경찰이 나섰지만 해결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전국 SPC 사업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입·출차 방해 등 불법 행위와 관련해 지난 24일까지 89명을 업무방해·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 주요 불법행위자 한 명은 구속했다. 구속된 화물연대 노조원 A씨는 지난 15일 세종시 한 도로에서 파리바게뜨 상품을 싣고 가던 화물차 운행을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화물연대는 호남 지역에서 시작한 빵 운송 거부 파업을 지난 15일부터 전국으로 확대했다. 노조는 "과도한 업무량에 시달리던 광주공장 화물노동자들이 증차를 요구했으나 사측은 수용 불가 입장을 고수했다"며 파업에 돌입했다.


SPC는 그러나 "당사는 운수사에 물류 용역을 맡긴 위탁사로서 배송 기사와 계약 관계가 없고 운수사 요청에 따라 증차도 완료했다"며 "화물연대는 위탁사와 가맹점의 생존권을 위협해 배송코스 운영까지 마음대로 하려 한다"고 반박했다.

업계 관계자는 "화물연대 파업이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간식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정도로 심각하다"며 "형제들 간식을 생각해서라도 파업을 중단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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